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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so Bad> 출간 기념 이해 작가 인터뷰!
NOT SO BAD | 2007/07/19 19:39




 - 2007년 7월, 드디어 출간되는 <Not so bad> 1권! 출간을 기념하여 '이해' 작가님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인터뷰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는데요, 덕분에 담당자도 아직 소문의 그 미모(!)를 확인못했다는 작가님+_+ 을 글로나마 만나보세요~


ecomix(이하e) :

 먼저 <Not so Bad>(이하 낫쏘) 국내판 출간 을 축하드립니다. 영문판으로 먼저 나오긴 했었지만 국내판은 역시 소감이 특별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네에! 오랫동안 기다렸던만치 감회가 특별합니다아~!
국내판에 앞서 2006년에 영문판이 먼저 출간되었지만 솔직히, 작가 본인도 못 읽는^^;
책이라 책이 나왔다는 실감이 안났었거든요.
지인들에게 돌린 영문판이 여엉 찬밥신세라 목을 빼고 국내판을 기다렸답니다.
이젠 지인들도 꼬부랑말이라 못 읽는다 소리는 않겠죠. (e: ;;)

온라인 연재가 종결되고 시일이 좀 지났지만 이제라도 책으로 나온다니 무진장 반가운 소식입니다.


e:  낫쏘는 정식 온라인 만화가 드물던 시절, 비교적 일찍 온라인 연재를 시작한/게다가 BL요소가 있는 온라인 연재 작품들 중에선 거의 업계 최초!였던 작품인데, 어떻게 이코믹스와 만나게 되셨는지 알려주시죠.(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듯^^)

-크흐...
실은 낫쏘 이전에 작업하던천사와 카리스마 가 출판사 사정으로 중단되면서 다음 행보가 막막해진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른 출판사를 찾아봐야할지, 그래서 계속 단행본 시장에 뛰어들어야할지 아니면 보다 더 좁은 문인 잡지 쪽을 뚫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이코믹스가 생각났습니다.
그 얼마 전에 스캔만화(기존 단행본 온라인서비스) 관련해서 계약차 알게 된 업체였죠. 당시 담당자 분이 온라인 만화-연재물을 기획중이라는 말씀을 하셨었고 마침 연재 쪽 작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온라인 연재만화 라는 개념이 잡혀 있지 않아서 여러 가지가 다 모험이라는 때였고 작가인 제게도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만화계가 어려워지고 지면이 좁아지고 있는 때에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연재만화란 굉장히 큰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마침 이코믹스쪽 담당자 분도 제 작품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얘기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독자층도 다양할테고, 기왕 새롭게 시도하는 작품이라면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BL물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마침 청보법 여파가 남아있던 터라 우려를 나타내는 제게 오히려 '여차하면 19금 딱지를 달면 될테고' 하며 격려까지 주셨습니다.

하고 싶었던 장르에, 독자의 반응이 바로바로 돌아오는 '연재'라는 새로운 시도.

굉장한 자극이 되었고, 그런만치 제 자신도 흠뻑 빠져서 그렸던 것 같습니다.^^
원고 작업이 언제나 그렇듯- 스트레스도 만땅이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이 더 컸어요.
낫쏘는 여러모로 제게 많은 의미를 가져다 주었고, 이 낫쏘를 기점으로 제 만화인생에 전환기가 왔다고 볼 수 있겠죠. 원고 중단이라는 고난이 닥쳐 나름으로 고민하던 시기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게 제게는 행운이었다고나 할까요.
연재 기회를 주신 이코믹스에게 감사 드립니다.^^

 e:
낫쏘에 대해 두 남자의 달콤 포근 동거기! 라는 서브타이틀이랄까, 카피를 자주 달았었는데
혹시 작가님도 동거하는 생물(사람/동물)이 있나요?

-동거!
지금은 유유자적 솔로 생활을 만끽하고 있습니다만, 처음 집에서 독립했을 때에는 친구들과 같이 살았었어요. 모두 만화를 하는 친구들로, 데뷔한 친구들도 많죠.
지금도 가끔 사람이 그리우면- 만나서 차 한 잔하고 수다 떨다 헤어지는 "외출" 수준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솔로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 만화가네 작업실에 장기 체류^^;를 합니다.

지금도 친구네 화실에 보름 가까이 있었던 거 같네요.
슬슬 두고 온 화초를 돌보러 귀가를 해야...(웃음)

지금은 솔로생활이 너무 편해서 다시 누군가와 동거한다는 엄두가 나질 않지만 이런 여행, 휴가 같은 짧은 동거는 좋아합니다. 기분이 환기도 되고, 동거인이 마음이 맞는 사람이라면 정말 즐거운 나날이죠. 그래선지 만화 소재로서 '동거'는 언제까지고 제게 아련한 그리움을 주는 동경의 대상이네요.






e:
고양이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요? 은희가 가인이를 고양이로 부르잖아요^^

-넵! 고양이 좋아합니다아~~^ㅇ^
지인들도 꽤 키우고 있고 저도 키우고 싶어요. 하지만 동물을 키우는 데 따르는 책임이랄까...
가 필요한데 저는 아직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개, 고양이를 키워봤던 전적이 있어서 더 두려운지도 모르겠군요.
개든 고양이든, 하물며 열대어 한마리라도. 키우게 되면 그 대상이 죽을 때까지 온전히 책임져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소원은 당분간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대신. 작년 여름부터 화실에 "밥만" 먹으러 오는 고양이들이 있는데 지금은 4대째 대가 바뀌어 회색테비 엄마와 흑백 턱시도를 입은 아들, 두 모자를 부양하고 있네요.
경계심이 강해서 한번 만져보게도 해주지 않지만 꼬박 나타나서 사료를 찾는 걸 보면 확~ 집안에 들여버릴까? 혹하는 심정이 되곤해요.

그나저나...가인이는 사람을 좀 가리는 편인 게, 제 친구네 고양이를 닮았습니다.
(아닌가? 아무한테나 서글서글 대하는 건 다른 녀석을 닮았나??  ...쨌거나 작중엔 나오지 않았지만 가인이도 제 수비범위 안에 들어온 사람한테나 호의를 갖는답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로 치면 만져보게는 해주지만 안아보려고 들면 털을 세우는 타입?)
물론 그 고양이가 더 까다로워서 제 엄마가 아니면 함부로 만지기도 힘들지만요. 한 한 달정도 같이 합숙하면 간신히 만져보게는 해준답니다.;;
크흐...혁아~ 난 네가 꼬맹이 때 길에서 헤매고 있는 걸 주워다가 지금 네 엄마에게 데려다 준 은인이라고!! 나도 좀 만져보게 해줘어...ㅠㅠ
제 생각이지만. 고양이는 열이면 열 마리가 다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

e:  낫쏘의 은희는 사랑에 냉소적(이었다가 나중엔 정열적인-_-; 표현도 하지만), 반면 가인이는 좀 헤픈 면도 있다고나 할까, 스킨쉽 등에 오픈되어 있는 성격인 것 같아요. 이 두 주인공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인물들인가요? 모델이 있다거나...

-하하...좀 실망하시겠지만 모델이니 심오한 고찰 따윈 없이 뚝딱! 만들어진 캐릭들이랍니다.
상업성을 띤 원고를 BL물로 한다는 생각에 가능하면 무난한-BL물에 있을법한; 무난하면서도 개성 강한 싸가지; 녀석으로 내가 보고 싶은- 캐릭을 잡아보자~ 하고 만든것이 김은희였고, 기존의 작품에도 한 녀석씩 나왔던 좀 나른~하면서 느슨한 녀석을 만들어야지. 했던 것이 가인입니다.
은희가 생각 외로 굼뜨게 움직여서 좀 밍밍해진 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 원고들 중에서는
얘네 커플이 제일 말을 잘 들었어요.ㅠㅠ(여기다 대면 루르빌은 난장판입니다아...흑흑)

낫쏘는 둘이 만나서 '무사히 동거하기까지'의 이야기 인데, 당분간은 그 뒤를 그릴 예정도 없을 뿐더러 그리게 되어도 그림체라든지 감성이 좀 달라져서 갭이 너무 크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다만 작중에 조연으로 나왔던 석화 녀석 에피소드가 좀 더 나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아쉬움 이네요. 두 주인공 녀석들은...제 속에서 여전히 엎치락 뒤치락- 가인이가 은희 속 썩이면서 사는 나날입니다. 말씀하셨듯이 가인이가 좀 헤픈; 탓에 만날 은희 속만 타는 커플이죠.

뒤를 그리게 되면 은희의 질투심과 독점욕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시게 될 지도.^^
(e: 앗, 기대되는데요?+_+)

e: 주인공들 이름이 여성스러워요. 은희 가인, 조연 중에 윤석화씨까지-_-;; 혹시 이것도 뭔가 이유가 있을까요?

-알아채셨군요. 하하.
네. 웬지 '누가봐도 성인 남자' 인 사람에게 '여성스런 이름'이란 ,
언밸런스 하면서도 그 언밸런스한 면이 도리어 강하게 섹스어필 하지 않습니까?(모르겠다고요? 삐질...;;)
네. 저만의 비뚤어진 생각입니다. 기존에도 주인공들 이름 지을 때 이런 경향을 반영했었어요.
아마 앞으로도 이 노선으로 나갈 듯 싶은데,현재 연재중인 루르빌은 예~에전에 만들어놓은 스토리를 다듬어서 시작한거라 주인공 이름을 변경도 않고(지금 생각해보면 고지식했죠;) 그대로 나가서 다소 불만입니다.에반 프라이스-이름이랑 성이 둘다 마음에 안들어요..ㅠㅠ


e:
낫쏘 하시면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글쎄요...딱히 영향 받은 작품이 이거다- 하고 말할 수는 없네요.
다만 제 평소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BL소설로 유명한 Narise Konohara님의 소설들, 감성코드가 독특한 Onozuka Kahori님의 만화, Kamijo Atsushi님의 만화 "SEX" 등등이 당시 주로 읽었던 작품들 입니다.
감성적인 면이 꽤나 어필해서, 원고가 막힐 때마다 이 분들의 작품을 펼쳐봤던 기억이 나네요.
SEX의 경우에는 그림이 제 코드와 맞아서 보게 되었지만 다루고 있는 연출이나 감성도 좋아서 더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고 Narise님과 Onozuka님은 작품이 너무 무겁지는 않으면서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스토리의 무게에 휘둘려 감성코드가 한없이 가라앉는다던가 하지 않고 따스하게 감싸면서 마무리를 끌어내는 데 매료되었달까요.
이런 작품을 하고싶다!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
:  BL쪽은 많이 보시나요? 추천작이 있다면?

- 낫쏘로 인해 명실공히 BL작가가 되었습니다만; 그닥 많이 보는 쪽은 아니랍니다.
취향이 잡식성이라 관심가는 것이면 어느 장르든 보는 편이죠. 공포나 추리, 스릴러나 환타지 쪽도 좋아하고 심지어는 동화책도 자주 봅니다. (지금 반짝 하고 생각나는 만화는 "충사" "무한의 주인" "엠마" "용오" "천재 유교수의 생활" 정도네요.)
BL쪽에서 굳이 꼽아 보자면 Mizushiro Setona 님의 "바이올리니스트" 와 Tarako Kotobuki 님의 최근작 "SEX PISTOLS" 정도?
알만한 분은 다 아실 Setona 님은 스토리 만큼이나 감성라인이 굉장합니다. 감정묘사에 탁월한 작가라 그 미묘한 상황설정과 주인공들의 엇갈리는 감정에 보는 독자는 가슴이 먹먹해지지요. 이분은 해피보다 언해피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시는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가 너무 무겁다~ 스트레스도가 높다~하시는 분들께 "SEX PISTOLS"를 권하고 싶습니다.
Tarako Kotobuki 님은 요 몇년간 BL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작가인데 그 대담하고 시원한 펜선과 멋진 캐릭, 독특한 설정이 색다른 재미를 주는 분입니다.
전 기분전환 겸 BL을 즐기고 싶을 때 이 분 작품을 봅니다. 작품이 너무 무거우면 독서가 휴식이 아니고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분 경우 그 중도를 잘 지키고 있달까^^; 무념무상으로 즐길 수 있거든요.


e
: 낫쏘에 이어 현재 연재중인 <Roureville>을 통해 일관되게 표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뭔가요?

-루르빌과 낫쏘는 제가 '온기 시리즈'라고 명명해 놓은 시리즈 중의 일부로, 한 인간이 타인을 자신의 안에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변화를 맞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미숙하고 무미건조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단 한사람의 타인이 메워주는 거지요.
그리고 그로 인해 맞게된 변화가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성장을 가져왔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두 작품의 차이라면 낫쏘의 경우 주인공 둘에게 초점을 맞춘것에 비해 루르빌은 캐릭들이 다수로 나와서 개개인의 썰을 다 풀라는 압박이......ㅠㅠ 지면 관계상 루르빌 역시 주인공 둘 정도에서 내용은 그칠 예정 입니다만, 루르빌에는 최소 한 커플 이상 더 나온답니다.(이미 눈치 채신 분도 있으려나?;)




e:
위 질문이 ‘사랑’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겠네요^^ 두 작품 모두 서로 조금 다르지만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소중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랑/연애는 이런 것 같다, 혹은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작가님의 사랑관이 있다면?

- 이상론이지만,
제가 그리는 사랑은 "당신은 나를 완전하게 해주는 나머지 반쪽" 류 인것 같네요.
혼자보다는 둘이 같이 있을 때 안정되어 보이고 보다 더 힘을 발휘하는 커플. 같이 있음으로서 흐물흐물 행복해지는 커플.
(웬지 바보스런 표정을 한 은희가 연상이 되는...허거걱;; 이거 후편 나오면 바보 공, 마당쇠 공 하나 탄생하겠습니다. e: '공'...오랜만에 업계용어를 들으니 웬지 신선하군요.)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이 "집착" 이 아니라 "안식" 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
  그럼 만화가로서 하고 싶은 작품도 위와 같은 메시지를 담은?

-위의 답변에 상반되는 말이지만, 만화가로서의 저는 사랑이라기 보다는 애증, 애증인가 하면 집착에 더 가까운 그런 사랑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사랑이 달달하기만 하지는 않으니까요.
사랑의 파괴적인 측면도 꽤나 끌리는 소재지요.^^
그리고...한편으로는 '두 사람만의 사랑' 이외에 '가족적인 사랑'들도 다루고 싶어요.
이건 몇번 시도를 해봤는데, 아직 역량부족인지 잘 표현되지 않더군요.(웃음)
앞으로 해결 해야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e:
  마지막으로, 낫쏘를 소장할 독자들께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 낫쏘를 구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사랑을 드릴께요~~
여러가지로 미흡한 면이 많지만 모쪼록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음에 드신다면! 한 사람당 다섯 권씩 사서 주위분들에게 돌려주시고, 그분들에게도 다섯 권씩을 강권해 주세요*_*///. (다단계가 아닙니다....아닐...겁니다;; 이거 불행의 편지?)

e:
 참참, 은희와 가인이의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곧 나올 2권에서 후기 등을 그려주실 계획은?

-넵. 구상중입니다.
But, 제 전례를 보건데 후기를 써비스 만화로 그리게 되면 아마도 무한정 페이지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 무섭고, 4컷만화로 그리자니 재미 없을 것 같고.ㅠㅠ
좀 고민이네요.
하지만 "뭔가" 는 드리겠습니다.-ㅅ-;;; (e: 꼭이요!*-_-*)
너무 깊이 알려하지 마시고 기달려 주세요. 1권에 이어 곧 나올 2권도 잘 부탁 드립니다!

- <Not so bad> 2권은 오는 9월에 나올 예정입니다^ㅇ^ 1권은 지금 바로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다는 거!!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중이니 소장하실 독자분들은 얼른 달려가 주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태그 : NOT SO BAD, 이해, 작가 인터뷰
트랙백4 | 댓글11
가바나 2007/07/20 12:02 L R X
잼있습니다. 은은하고 잔잔한 느낌으로 묘사하신 거 같아요. 추천합니다 ^^
박갑생 2008/08/26 21:28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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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생 2008/09/23 07:37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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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생 2008/10/03 01:40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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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생 2008/10/14 15:58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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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2008/11/12 00:28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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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그녀, 100%의 작가- 지완작가 인터뷰(2)
100%의 그녀 | 2007/06/12 14:34
 


 이코믹스 인기연재작<100%의 그녀>출간기념 지완 작가인터뷰(2)!
 

e: 이쁜 아드님의 아빠 되는 분과는 어떻게 만나셨나요?+_+ (제이와 제르트만큼 찌르르했을 첫사랑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은데 가정불화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살그머니 말씀해주시죠~!)


- 평범하게 그냥 소개로.... 신랑은 펀드 매니저라 여의도가 노는 영역이고 전 홍대가 영역인 데다가 서로 아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우연히 만날 일은 없었을 거예요. 다들 신기해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만화가와 펀드 매니저가 만났냐고....^^


신랑 만나기 전 짤막짤막한 교제는 있었지만 딱히 첫사랑이다, 할 건 없어요. 신랑 의식해서가 아니라 정말 그래요.

대학 때부터 만화에 미쳐서...
정말 만화랑만 연애한 것 같아요. 신랑한테도 “난 남자 없인 살아도 만화 없인 못 산다”...고 외조 약속받았죠. 20대 내내 만화만 파다 서른 다 되어갈 때 쯤 이젠 더 늦기 전에 시집가야겠다... 필요성이 느껴지기에 슬슬 결혼할 남자 물색하다가 신랑 만나서 순조롭게 결혼했네요. 처음부터 결혼 전제로 한 만남이어서 신랑이랑도 별 굴곡 없었어요. 재미없죠?
(e: ...좀 아쉽네요-_ㅠ)



e: 그럼, 남편분과 만나신 후 연애는 어떻게 하셨나요? 보통 만화가들은 밤낮을 거꾸로 살잖아요^^

-밤에만....^^;;;(오핸하지 마시고)저도 신랑도 무지 바쁜 사람들이었는데 아마 그래서 이어진 것 같아요. 한쪽이 한가하면 맨날 놀아달라고 할 거 아녜요. 신랑 만날 때가 대학원 막 입학했을 때였는데, 수업이 대개 저녁때 있어서 끝나면 밤 10시였어요. 신랑도 퇴근이 늦어서 그 때 거의 매일 태우러 왔었고, 그게 거의 데이트의 전부였네요. 야밤에 차 안에서 잠깐 서로 얼굴만...
서로 밝은 햇빛에 얼굴 본 게 만난 지 6개월 넘어서였어요. 그 때 강화도 한 번 간 게 연애할 때 놀러간 거 다예요. 재미없게 들리지만 그 땐 그게 둘 다 서로 최선을 다한 거였어요. 아마 그래서 결혼에 성공한 거 아닐까요? 둘 다 지금 이 인간 놓치면 다시 다른 인간 만들 시간 없다... 위기감이 들어서.

 




e: 전작 <Talking about>부터 <100%의 그녀> 등 온라인 연재를 진행하시면서 이전에 작업하셨던 잡지나 단행본 만화와 이점이 다르다! 라는 것이 있다면...
실시간으로 독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든가 하는 것 외에도 작품 자체에 뭔가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온라인 만화에 대한 작가님의 비전이나 예상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웹툰을 제외한 극화만화는 사실 큰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출판을 염두에 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연출이 좀 시원시원한 편이고(기존 단행본 스캔한 만화는 칸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글씨가 작아 보기 힘든 경우도 많죠) 그라데이션의 농도가 또렷한 게 잘 보이는 것 같네요.
온라인 서비스 초기에는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시 양면의 출판물 느낌으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온라인 만화의 형식은 아직도 자리 잡는 중이라고 생각하고요, 요즘은 웹툰 형식의 그림이 아닌 극화체의 그림으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 연출을 차용한 작품들이 신인이나 아마추어들을 중심으로 눈에 띄던데 재미있게 느껴져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어요. 양면 형식의 출판물을 칸만 세로로 배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연출의 기본 문법이 다른 것 같더군요. 칸과 칸 사이의 공간이 행하는 역할 문제라든가, 만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의 시간화가 이루어지는 메커니즘 자체가 틀려서... 하지만 100% 스크롤 형식의 만화가 장악할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책형태의 만화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절대 다수의 독자층의 있어서... 아마 스크롤 방식의 만화는 그 나름대로 형식의 발전을 거듭해가고, 양면 형식의 만화는 스크린으로 보는 거부감을 줄이고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뷰어의 해상도도 좋아지고 정교해면서) 양분화 되어 발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선 온라인, 후 오프라인 출판의 형태는 더욱 보편화될 것 같고요, 아마 오프라인 잡지의 많은 역할을 웹진이 대신하지 않을까 합니다. 단행본은 대여점을 타깃으로 한 작품은 점점 더 줄고 소장용 중심으로 더 고급화될 것 같고요.   







e: 작가님의 작품 중 넷코믹스를 통해 해외에 소개된 <세상과도 바꿀 수 없어>
(영문제목: Can't Lose You)는 영문판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번에 이태리어 버전도 나오게 되었어요. 다른 나라의 독자에게도 인기인데 세계인에게 통하는 본인 작품의 코드가 있다면요?


-글쎄요? 그거 저도 궁금한데.... 왜 먹힐까요??? 해외를 염두에 두고 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출판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신기합니다. 정말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도 헐리웃 영화 재미있게 보잖아요. 인간적인 감정, 특히 사랑, 미움, 이런 것은 국경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류 공통의 정서니까... 뭐 그런 거 아닐까요?





e:  작가님 본인은 작가님 블로그 등에서 ‘잘 나가지 않는’ 작가라고 하셨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실 수 있었고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으셨고, 여러 모로 성공적인 작가분이라고 저는 생각되는데요^^ 여기서 말씀하신 '잘 나간다'는 의미는 음...어떤 것인지요?

 저희도 생각 되는 것은 있지만. 만화를 잘 안 보는 일반인도 작가 이름을 알 정도의 인지도를 말씀하신 건가요?

 -그럼 스스로 “잘 나가는” 작가라고 할까요??? ^^ 아마 질문 자체에서 말한 일반인도 알 정도의 작가.... 라는 개념에 가까울 것 같네요. 사실 중고등학교 학생은 잘 만날 일이 없고, 사회생활하면서 만날 일 있는 사람들은 만화가라고 하면 신기해하며 이름이랑 작품 물어보는데, 정작 알려줘 봤자 전부 모르던데요??  사실 만화가라고 하면 희귀생물 취급받는 일도 많고 작품 알려달라는 것도 멋쩍고 그래서 대개 그림그린다고 얼버무리고 말 때도 많아요. 그런데 정작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은 저 알까요????


어쨌거나... 만화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일단 어느 정도 성공한 케이스겠지만 사실 그것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서...(우리 집도 신랑이 버는 게 주고 제가 버는 거 부업정도밖에 안 돼요.)
잘 먹고 잘사는 만화가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배고파야만 예술하는 거 아니잖아요.
(e: 대한민국 만화가들 화이팅-!)



 e:  여태까지 그런 ‘잘 나가지 않는’ 만화가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으신 일이 있다면요?

-금전적인 게 제일 크죠. 데뷔 초기에 많이 힘들었죠. 그건 다들 마찬가지일 테지만....^^ 신인 땐 에어컨도 없는 반지하방에서 장마철에 창문도 못 열고 습기 먹은 원고지 말리느라 전기장판 켜놓고, 그렇게도 작업했답니다. 상상이 안 가죠? 이쯤 되면 덥다...는 감각 자체가 사라집니다. 땀은 물처럼 흐르죠.  뭐, 초기 이후로도 그다지 넉넉한 생활은 아니었어요. 한국의 만화계가 그 때부터 내내 침체기여서.... 같이 졸업한 과 친구들은 잘 나가는데... 뭐 옆을 보면 못하죠. 그거 빼곤 다 좋았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로 밥도 먹을 수 있다는 건 최고의 행운인 거 같아요. 그래서 좀 궁핍해도 너무너무 행복한 20대를 보냈고요.






e:  아드님이 커서 나중에 만화를 그리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 예정이신가요?

-일단은 반대할 것 같아요. 왜냐면 만화는 근성이 없으면 안 되거든요. 부모의 반대 정도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후 다른 것도 못한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랑 똑같이... 저도 부모님의 반대가 데뷔 원동력이었으니까. 만화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번 해볼까 해서, 이런 식으로 덤비는 걸 보면 답답해요. 99% 실패하거든요.

만화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워요. 만화는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만화를 그리지 못하면 죽을 것 같아서” 하는 거예요.
독자와 작가의 입장은 천지차이인데, 만화 지망생들 중에는 그걸 착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작가가 되는 게 여러 선택 중에 하나여선 절대 안 되요. 다른 모든 선택을 포기하고 작가가 되지 않으면 살 수 없어서 작업을 하는 거죠. (무당이 신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작가들은 장난삼아 서로 “저주받은 족속”이라 불러요.


하지만 아들놈이 정말 진지하고 또 근성이 있다 싶으면 그 땐 전력으로 밀어줄 거예요. 만화 뿐 아니라 뭐든 마찬가지예요. 꼭 공부가 아니라도 좋으니 뭐든 한 가지 영역에서는 최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만약 중간정도 어중간하면 무리해서 계속 시키느니 때려치우라고 할 거예요. 누구나 한 가지 재능은 있으니, 그걸 잘 찾아야겠죠.





e:  <100%의 그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살짝 힌트를 주신다면?(기다리는 독자분들을 위한 떡밥~~^^)


-살짝 힌트라면... 제이가 좀 불쌍해질 것 같네요. 그리고 막 등장한 새 캐릭터
클레어런스.... 아직 전모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궁극의 악역 등장이요....랄까요? 그런데 사실 작가는 무지 좋아하는 캐릭터랍니다.^^ 이 녀석이 드디어 등장해 줘서 즐겁습니다. 아싸~


<100%의 그녀>는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답니다. 인기 있으면 늘리고 질질 끌고 하는 거 절대 아니고요,
에도 말했듯 <100%의 그녀> 스토리는 10년 동안 천천히 써서 완성된 것입니다. 세세한 사건 디테일, 결말까지 다 정해져 있답니다. 불가피하게 작품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중단은 할지언정 스토리를 줄여 빨리 끝내진 않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 없겠죠? 좀 도와주십쇼....^^;;;) 기다리시면 점점 더 재미있어질 거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들은 뒤에 더 많이 남아 있거든요.


 

e: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100%의 그녀> 많이 사랑해 주세요~ 끝!!





인터뷰에 응해주신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100%의 그녀> 더욱 기대해 주세요!
지완 작가님 작품전체 보기


   


태그 : 100%의 그녀, 이코믹스, 작가 인터뷰, 지완
트랙백3 | 댓글3
1004 2007/06/19 15:16 L R X
잘 봤습니다^^~작가님 너무 멋지신 거 같아요
현진 2007/07/20 13:45 L R X
너무 잼 나게 봤어요 ^^
이지혜 2008/06/14 14:17 L R X
지완작가님!!! ㅜ 정말 정말 존경해요
지완님의 작품은 100%그녀로 처음 알게되었지만
정말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이어갈수있을까? 라는 정도로
홀딱 반해버렸답니다. 소녀들의 순정을 너무나 잘 아시는거 같아요! 그래서 지완님 작품이란 작품은 모조리 디져서 다 찾아서 읽어보았구 100%그녀는 지금도 너무너무 열성적인 팬이라 책을 사서 보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기대되고 기대되는 작품이에요! 10년동안 준비하셨다니 >///<
그림체도 너무너무이쁘시고
지완님 책 읽으면 어떤책이든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읽을 수있어서 정말 좋답니다.
지완님께서 이글을 읽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만....ㅜ
정말 이마음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방법을 잘몰라서
^^ 정말정말 존경합니다!
앞으로도열심히 힘내주세요!! 멋지신 아드님과 함께~
지완님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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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그녀, 100%의 작가- 지완작가 인터뷰(1)
100%의 그녀 | 2007/06/08 18:06


 이코믹스 인기연재작<100%의 그녀>출간기념 지완 작가인터뷰!
 

 이코믹스(이하 'e'): 먼저 <100%의 그녀> 국내판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온라인 연재작이 책으로 나온 것도 그렇고, 작가님 작품 활동에서도 오랜만의 단행본 발간인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세요?
-일단 감동. 그리고 <100%의 그녀> 자체가 워낙 제게 의미 있는 작품이라 더 감회가 새롭네요. 연재 당시에도 밝혔는데 <100%의 그녀>는 거의 10년 동안 스토리를 쓴 작품이었거든요. 물론 10년 내내 쓴 건 아니지만... 처음 만화 스토리로 썼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혼자 즐기기 위해 로맨스 소설 비슷하게 썼던 것인데, 신작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이 스토리가 지금까지 내가 쓴 것 중에 제일 재미있는데 못할 게 무어냐.... 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기존 스토리를 만화용으로 다듬고 설정도 좀 바꿔서 그냥 저질렀어요.

제가 수업(지완 작가님은 한겨레 문화센터 등에서 만화창작 강사도 겸업중!)할 때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얘길 그려라... 라고. 수업할 때 보면 뭐랄까, 자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지 못한, 그러니까 남에게 보일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소위 “작품”을 쓴다는 의식 하에 써 온 스토리들이 많거든요. 그러다보면 일종의 자체검열이 걸려서, 뭔가 있어 보이는 스토리, 사실 자기도 잘 모르는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거나, 공식에 맞춘 듯 대충 이러이러한 요소를 넣으면 이런 결말이 나오더라...는 류의 스토리가 많이 나와요. 즉 남에게 보였을 때 그럴싸하게 작품의 모양을 갖추고 있고, 딱히 욕먹지는 않을 적당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런 스토리의 특징은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작가 자신도 진심으로 몰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학생들의 경우는 노골적이지만, 작가의 경우도 이런 자체검열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죠. 일단 보여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사람인 이상 “평가 받는다”는 사실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거든요. <100%의 그녀>는 제가 즐기기 위해 썼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제약이 없었어요. 그래서 시작 전에도 재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죠. 하지만 망설임이 좀 있었어요. 정말 순도 100% 신데렐라 스토리잖아요. 그런 스토리가 독자들에게 먹힐지...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작가 자신이 미치도록 재미있는 스토리는 모 아니면 도인거 같아요. <100%의 그녀>를 시작할 때, 반응이 두 가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빠져들거나, 아니면 유치하다고 욕을 먹거나. 하지만 도박해볼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걱정을 털고 즐겁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e:  <100%의 그녀>를 연재하시기 전에 ‘이 작품이 지완표 로맨스의 정점이 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어떤 점에서 그런지,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 작품들의 특징 혹은 일관된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작품을 하는 덴 두 가지 방향이 있죠.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거나, 아니면 기존에 존재하는 장르 안에서 진부한 설정을 차용하되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 아이디어라는 것이 하늘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만큼 전자도 어렵지만, 후자의 경우,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아요. 뻔한 설정, 다 알 것 같은 얘기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려면 설정 이외의 노련미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말하자면 같은 라면을 끓여도 누가 끓였느냐에 따라 맛있는 경우와 맛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다년간 라면을 끓이면서 쌓아온 경력자의 노하우가 라면 맛을 얼마나 좌우하는지 잘 아실 거예요. 작가로서 노선을 정할 때, 저는 후자 쪽이었어요. 그래서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찍어 노련한 장인이 될 때까지 파보자... 결심했죠. 그래서 그 장르에서 새로운 “클래식”으로 통할만한 하나의 전형이 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된다고. 음... 이게 저의 작가로서의 야망이군요.


제 취향은
로맨스에요. 어떤 이야기를 해도 결국은 사랑 이야기로 귀착되거든요. 하지만 신분의 차이니, 집안의 반대니, 그런 신파는 싫더군요. <100%의 그녀>에서도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뻔히 예상되는 그런 요소는 모두 배제시켜 버렸죠. <100%의 그녀>가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들과 차별성이 있다면 그런 점일 거예요. 이 작품엔 명품을 몸에 감고 “그런 천한 아이는 이 집안에 안 된다!!!”고 소리치는 엄한 어머니나 할머니는 등장하지 않거든요. 신파는 신파인데 제가 좋아하는 신파는 좀 더 격렬하고 덜 끈적거리는 거랄까요. 지금 몰두하고 있는 건 기본적으로 로맨스의 틀을 지키면서 드라마틱한 사건들을 개입시킬 수 있는 로맨틱 스릴러(?)장르입니다. 표현되는 감정들이 격하고, 상당히 핀치에 몰려 있는 사랑이면서, 남주가 많이 고생하죠. 미스테리가 있고, 긴장감이 이어지는... 치밀한 구성에 목숨정도(?)는 걸어주는 격정, 하지만 인물들이 설정에 치어 묻혀버리지 않고 섬세한 감정선이 살아있는... 그런 작품이 목표입니다. <100%의 그녀>는 제가 추구했던 로맨틱 스릴러에 있어서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쓴(앞으로 나오겠지만) 회심작입니다. 다음 작품은 아마도 다른 장르의 것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e:  그럼 이런 작품들을 창작하시는데 영향을 받으신 작품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어린 시절에 어떤 작품들을 보셨어요? 추천작이 있다면?

-나도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한 첫 작품은 고 3때 본 원수연 샘의 <엘리오와 이베트>였어요. 거의 충격이었죠.(지금은 전화해도 애 키우는 얘기밖에 안합니다만....) 로맨스와 스릴러의 결합. 이상적이었어요.

어렸을 땐 만화 별로 안 봤어요. 책은 많이 읽었는데... 상상력을 키운 건 오히려 외국 드라마나 영화였던 것 같네요. 울 나라 <제 5전선>이라고 방영된 <미션 임파서블> 드라마 팬이었어요. 보고나면 두근거려서 밤에 잠도 잘 못 잤고... 로버트 러들럼의 <The Bourne Identity>는 소설, 리처드 챔벌린 주연의 88년도 영화, 둘 다에 미쳤었어요. 이건 여파가 몇 달 갔어요. <100%의 그녀>에도 의외로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음...그러고 보니 주인공이 둘 다 기억상실을 겪는군요...) 맷 데이먼 주연으로 리메이크됐는데, 옛날 게 좋아서 안 봤죠. 스릴러, 스파이물이 좋았어요. 의외로 로맨틱 코미디류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잘 안 봐요. 사실 순정만화도 일 때문에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볼까, 독자로서 좋아하는 만화는 추리물이나 서스펜스물.... 정말 어떻게 순정만화를 하고 있는지 이상하죠. 문하생들이 순정만화에 뭔 총이 이렇게 많이 나오느냐며 순정만화가 취급을 안 해줘요....



로맨스로 좋아하는 건 <오만과 편견>이 거의 유일해요. <오만과 편견>이상의 틀과 전개를 보여주는 로맨스는 없다고 할 만큼. 로맨스소설도 좋고 BBC 드라마도 좋죠! 거기서 다시로 나온 콜린 퍼스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남자배우에요.  BBC드라마는 강추!!!




e:  작가님의 데뷔과정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어떻게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만화가가 되기로 특별히 결심한 적은 없는데....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작가 아니면 화가였어요. 결국은 스토리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만화가를 하고 있지만.... 철들었을 때부터 종이만 있으면 그림을 그렸어요. 그냥 숨 쉬거나 밥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좋아하니까 계속 했고, 그러다보니 작가가 되어 있더군요.

문하생생활도 안 하고, 학원도 안 다닌, 거의 독학이었어요. 그림도 스토리도 기술도....

톤은 대학 때 놀러간 김진 샘 화실에서 생전 첨 붙여봤었고....(바람의 나라 원고에... 오오오오....)

대학 때 전공이 환경공학과였는데 정말 적성에 안 맞았어요. 고 3때 저는 미대를 가고 싶어 했고 부모님은 의대를 원하셨는데, 쌍방이 양보 없는 팽팽한 접전을 벌리다가(그 때 아빠한테 맞아도 봤어요.ㅠ.ㅠ) 어중간하게 가게 된 과였거든요. 하도 전공이 하기 싫어서 대학교 3학년 땐가, 엄마한테 울면서 “엄마 아빠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 못하고 지금 이렇게 불행하다”며 따지니까그 때 엄마가 딱 한마디 하셨는데 찔끔했달까, 정말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게 뭐였냐 하면,
“화가로서 작품하고 살려면 힘든 게 얼마나 많은데, 고작 부모 반대 정도로 꿈을 포기했다면 넌 진짜 재능 있는 게 아니다.” ....그 말을 들으니까 그 때까지 제가 고민했던 게 다 애들 투정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리고 싶은 만큼 그냥 열심히 그리자, 내가 정말 이 쪽으로 재능이 있다면 반드시 길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기 시작했죠. 일종의 운명론이지만.... 4학년 때 휴학을 하고 공무원 준비하면서 원고를 그렸는데 딱히 공모전용은 아니었지만 묵히긴 아까워서 복학하면서 이슈와 화이트 공모전에 각각 냈죠. 제대로 공모전 낸 건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양쪽 다 최종 본선까지 올라가서 많이 놀랐어요. 좋아하면서 이슈에 원고 찾으러 갔는데, 기자분이 따로 부르더니 수상은 안됐지만 담 원고 가져오라고... 그래서 그 담 원고로 이슈에 데뷔했어요. <stupid>라는 18p단편이었는데.... (참, 그 때 수상한 분이 권교정씨였어요. 데뷔 동기죠) 원고 실린 잡지 가져가서 엄마아빠한테 내놓고, 이제 세상이 재능을 인정해주니까 2년만 생활비 대고 밀어 달라...고 승부를 봤죠. 마침 대학원 진학 예정이었던지라 대학원 보냈다고 생각하고 2년.... 자식이 방황하는 걸 봤던지라 무난히 오케이 승인받고. 결국 1년 만에 생활비 보조 졸업하고, 그렇게 작가생활 시작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