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스크린7월호에 영화에 관한 앙케이트가 있었는데 영화로 만들고 싶은 책의 비소설부문 5위에 황미나선생님의 "굿바이 Mr.Black"과 신일숙선생님의 "1999년생" ,김진선생님의 "바람의 나라",조남기선생님의 "청춘 비망록"등 만화작품들이 동률로 올라와 있었다.
일반 시민들의 만화인식도가 높아진것을 깨닫고 새삼 흐뭇했는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게 아니고 김진선생님의 작품 때문이다. 나머지 세 작품들은 상당히 옛날에 모두 완간된 작품들이라 이해가 됐지만 김진 선생님의 "바람의 나라"는 상당히 뜻밖이었다. 이 작품은 현재 댕기에 연재한지 1년이 넘지 못했고 현재 완결되지 못한 연재중인 작품인데도 앙케이트속에 끼어 있다는 것은 작품이 상당한 수작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이 작품을 처음 봤을때 "야아! 이..이런걸"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도록 만들었다. 우리나라 만화에서 지금까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사실상 하나도 없다고 봐도 타당할 것이다. 일반인의 인식이나 기호에 맞지않고 자료등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고 특히 작가가 이런 사극종류의 만화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꽤 완성도 높은 작품을 그린 작가 역량과 실험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약간의 참견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 있는데 우선 눈에 거슬렸던것이 바로 건물등의 배경이었는데 잘 뜯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배경의 거의 전부가 사찰들이라는 것이다.
몇몇 배경들은 뜯어볼 필요도 없이(권모양이 한번 보더니)"야! 불국사네~"라고 얘기할 정도였는데 이것에 대해선 작가를 그리 탓할 생각은 없다. 솔직히 삼국시대 건물에 관한 자료는 전무하니까(하지만 수고한다면 찾을 수 있다고 건축학과에 다니는 본인의 친구께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복식에 관한 것들도 상당히 틀린것들이 많다.(내가 생각하기엔 작가가 그리기 편하려고,멋있게 보이려고 변형한것 같다)
우선 왕자 해명과 무휼이 입었던 갑옷들, 그리고 일반 병사들이 입었던 갑옷은 고구려인지 신라인지 백제인지 중국인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시켰다. 당시 고구려장군들의 갑옷은 쌍각투구나 양옆에 깃모양으로 생긴 철클릭이 붙어 있는데 해명이 쓴 투구는 앞쪽에 철클릭이 붙어있는 어디 투구인지 국적불명이다. 그리고 갑옷 또한 목 장갑과 아래치마 부분은 각각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됐다.(목 장갑은 로도스도전기에서 나오는 갑옷정도로 확실히 튀어나와 있으며 아래 치마부분은 완전히 치마에 가까운데도 바지형태로 바꾸어 버렸다.)그 당시 갑옷은 중세시대 기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중장갑인데도 김진선생님께서 그린 갑옷은 아무리 뜯어봐도 무게감이 거의 들지 않고 신발은 말하지 않겠다.
일반 복식 또한 너무나 화려하게 변형시켜 검소하고 실용성이 강했던 고구려옷들의 느낌은 거의 깨뜨려 버렸다.(느낌만으로 본다면 꼭 신라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쓰고 싶었던 이야기인데 "바람의 나라"를 읽다보면 4방위를 지키는 방위신들(청룡,주작,백호,현무)이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그들을 부리는 신령을 발휘하고.. 김진선생님께서 고구려의 역사를 신비주의적으로 보는것은 좋다.
아..그건 작가의 자유이니까 뭐라고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지만,고구려가 부여를 복속시키고 한사군을 멸한것은 분명 고구려가 피로 세운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역사요,사실이다. 용이 방방 뜨고 호랑이가 몇 번 왔다갔다 하는걸로 역사가 바뀐다는 것은..작가의 역사관부터 의심해야 할 것 같다. 전에 김진선생님께서 어느 잡지에 기고했던 수필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 작품이 난해하다는 얘기를 듣는 이유중 하나가 내 작품은 내 편지이고 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말을 쓸 정도로 작품에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넣는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보았던 김진이라는 작가는 변질됐다 봐야겠다.
"1815"와 "바람의 나라"는 둘다 똑같은 작가가 그렸고 똑같은 역사물이다. 하지만 이 두 작품에 깔린 사상은 분명 다르다. 전자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 치이고 깔린 한 가족을 묘사했다면 후자는 허무맹랑한 왕가의 역사이다.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가 나선적,순환적 역사라 했다. 역사란 변화해도 본질은 같은것이다. 만약 미래의 어느 만화가께서 노태우가 청룡을 부리고 김영삼이 주작을,이기택이 백호,김대중이 현무를 부리는 만화를 그린다면 지금 우리의 표정은 어떨까.
--- J군! 내 맘대로 자네의 글을 여기 옮겨본다네..어찌 사는지 모르겠네만 행여나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연락주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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