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7년 7월, 드디어 출간되는 <Not so bad> 1권! 출간을 기념하여 '이해' 작가님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인터뷰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는데요, 덕분에 담당자도 아직 소문의 그 미모(!)를 확인못했다는 작가님+_+ 을 글로나마 만나보세요~
 ecomix(이하e) : 먼저 <Not so Bad>(이하 낫쏘) 국내판 출간 을 축하드립니다. 영문판으로 먼저 나오긴 했었지만 국내판은 역시 소감이 특별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네에! 오랫동안 기다렸던만치 감회가 특별합니다아~! 국내판에 앞서 2006년에 영문판이 먼저 출간되었지만 솔직히, 작가 본인도 못 읽는^^; 책이라 책이 나왔다는 실감이 안났었거든요. 지인들에게 돌린 영문판이 여엉 찬밥신세라 목을 빼고 국내판을 기다렸답니다. 이젠 지인들도 꼬부랑말이라 못 읽는다 소리는 않겠죠. (e: ;;)
온라인 연재가 종결되고 시일이 좀 지났지만 이제라도 책으로 나온다니 무진장 반가운 소식입니다.
e: 낫쏘는 정식 온라인 만화가 드물던 시절, 비교적 일찍 온라인 연재를 시작한/게다가 BL요소가 있는 온라인 연재 작품들 중에선 거의 업계 최초!였던 작품인데, 어떻게 이코믹스와 만나게 되셨는지 알려주시죠.(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듯^^)
-크흐... 실은 낫쏘 이전에 작업하던 “천사와 카리스마” 가 출판사 사정으로 중단되면서 다음 행보가 막막해진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른 출판사를 찾아봐야할지, 그래서 계속 단행본 시장에 뛰어들어야할지 아니면 보다 더 좁은 문인 잡지 쪽을 뚫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이코믹스가 생각났습니다. 그 얼마 전에 스캔만화(기존 단행본 온라인서비스) 관련해서 계약차 알게 된 업체였죠. 당시 담당자 분이 온라인 만화-연재물을 기획중이라는 말씀을 하셨었고 마침 연재 쪽 작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온라인 연재만화 라는 개념이 잡혀 있지 않아서 여러 가지가 다 모험이라는 때였고 작가인 제게도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만화계가 어려워지고 지면이 좁아지고 있는 때에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연재만화란 굉장히 큰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마침 이코믹스쪽 담당자 분도 제 작품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얘기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독자층도 다양할테고, 기왕 새롭게 시도하는 작품이라면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BL물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마침 청보법 여파가 남아있던 터라 우려를 나타내는 제게 오히려 '여차하면 19금 딱지를 달면 될테고' 하며 격려까지 주셨습니다.
하고 싶었던 장르에, 독자의 반응이 바로바로 돌아오는 '연재'라는 새로운 시도.
굉장한 자극이 되었고, 그런만치 제 자신도 흠뻑 빠져서 그렸던 것 같습니다.^^ 원고 작업이 언제나 그렇듯- 스트레스도 만땅이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이 더 컸어요. 낫쏘는 여러모로 제게 많은 의미를 가져다 주었고, 이 낫쏘를 기점으로 제 만화인생에 전환기가 왔다고 볼 수 있겠죠. 원고 중단이라는 고난이 닥쳐 나름으로 고민하던 시기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게 제게는 행운이었다고나 할까요. 연재 기회를 주신 이코믹스에게 감사 드립니다.^^
e: 낫쏘에 대해 두 남자의 달콤 포근 동거기! 라는 서브타이틀이랄까, 카피를 자주 달았었는데 혹시 작가님도 동거하는 생물(사람/동물)이 있나요?
-동거! 지금은 유유자적 솔로 생활을 만끽하고 있습니다만, 처음 집에서 독립했을 때에는 친구들과 같이 살았었어요. 모두 만화를 하는 친구들로, 데뷔한 친구들도 많죠. 지금도 가끔 사람이 그리우면- 만나서 차 한 잔하고 수다 떨다 헤어지는 "외출" 수준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솔로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 만화가네 작업실에 장기 체류^^;를 합니다.
지금도 친구네 화실에 보름 가까이 있었던 거 같네요. 슬슬 두고 온 화초를 돌보러 귀가를 해야...(웃음)
지금은 솔로생활이 너무 편해서 다시 누군가와 동거한다는 엄두가 나질 않지만 이런 여행, 휴가 같은 짧은 동거는 좋아합니다. 기분이 환기도 되고, 동거인이 마음이 맞는 사람이라면 정말 즐거운 나날이죠. 그래선지 만화 소재로서 '동거'는 언제까지고 제게 아련한 그리움을 주는 동경의 대상이네요.

e: 고양이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요? 은희가 가인이를 고양이로 부르잖아요^^
-넵! 고양이 좋아합니다아~~^ㅇ^ 지인들도 꽤 키우고 있고 저도 키우고 싶어요. 하지만 동물을 키우는 데 따르는 책임이랄까... 가 필요한데 저는 아직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개, 고양이를 키워봤던 전적이 있어서 더 두려운지도 모르겠군요. 개든 고양이든, 하물며 열대어 한마리라도. 키우게 되면 그 대상이 죽을 때까지 온전히 책임져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소원은 당분간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대신. 작년 여름부터 화실에 "밥만" 먹으러 오는 고양이들이 있는데 지금은 4대째 대가 바뀌어 회색테비 엄마와 흑백 턱시도를 입은 아들, 두 모자를 부양하고 있네요. 경계심이 강해서 한번 만져보게도 해주지 않지만 꼬박 나타나서 사료를 찾는 걸 보면 확~ 집안에 들여버릴까? 혹하는 심정이 되곤해요.
그나저나...가인이는 사람을 좀 가리는 편인 게, 제 친구네 고양이를 닮았습니다. (아닌가? 아무한테나 서글서글 대하는 건 다른 녀석을 닮았나?? ...쨌거나 작중엔 나오지 않았지만 가인이도 제 수비범위 안에 들어온 사람한테나 호의를 갖는답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로 치면 만져보게는 해주지만 안아보려고 들면 털을 세우는 타입?) 물론 그 고양이가 더 까다로워서 제 엄마가 아니면 함부로 만지기도 힘들지만요. 한 한 달정도 같이 합숙하면 간신히 만져보게는 해준답니다.;; 크흐...혁아~ 난 네가 꼬맹이 때 길에서 헤매고 있는 걸 주워다가 지금 네 엄마에게 데려다 준 은인이라고!! 나도 좀 만져보게 해줘어...ㅠㅠ 제 생각이지만. 고양이는 열이면 열 마리가 다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
e: 낫쏘의 은희는 사랑에 냉소적(이었다가 나중엔 정열적인-_-; 표현도 하지만), 반면 가인이는 좀 헤픈 면도 있다고나 할까, 스킨쉽 등에 오픈되어 있는 성격인 것 같아요. 이 두 주인공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인물들인가요? 모델이 있다거나...
-하하...좀 실망하시겠지만 모델이니 심오한 고찰 따윈 없이 뚝딱! 만들어진 캐릭들이랍니다. 상업성을 띤 원고를 BL물로 한다는 생각에 가능하면 무난한-BL물에 있을법한; 무난하면서도 개성 강한 싸가지; 녀석으로 내가 보고 싶은- 캐릭을 잡아보자~ 하고 만든것이 김은희였고, 기존의 작품에도 한 녀석씩 나왔던 좀 나른~하면서 느슨한 녀석을 만들어야지. 했던 것이 가인입니다. 은희가 생각 외로 굼뜨게 움직여서 좀 밍밍해진 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 원고들 중에서는 얘네 커플이 제일 말을 잘 들었어요.ㅠㅠ(여기다 대면 루르빌은 난장판입니다아...흑흑)
낫쏘는 둘이 만나서 '무사히 동거하기까지'의 이야기 인데, 당분간은 그 뒤를 그릴 예정도 없을 뿐더러 그리게 되어도 그림체라든지 감성이 좀 달라져서 갭이 너무 크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다만 작중에 조연으로 나왔던 석화 녀석 에피소드가 좀 더 나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아쉬움 이네요. 두 주인공 녀석들은...제 속에서 여전히 엎치락 뒤치락- 가인이가 은희 속 썩이면서 사는 나날입니다. 말씀하셨듯이 가인이가 좀 헤픈; 탓에 만날 은희 속만 타는 커플이죠.
뒤를 그리게 되면 은희의 질투심과 독점욕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시게 될 지도.^^ (e: 앗, 기대되는데요?+_+)
e: 주인공들 이름이 여성스러워요. 은희 가인, 조연 중에 윤석화씨까지-_-;; 혹시 이것도 뭔가 이유가 있을까요?
-알아채셨군요. 하하. 네. 웬지 '누가봐도 성인 남자' 인 사람에게 '여성스런 이름'이란 , 언밸런스 하면서도 그 언밸런스한 면이 도리어 강하게 섹스어필 하지 않습니까?(모르겠다고요? 삐질...;;) 네. 저만의 비뚤어진 생각입니다. 기존에도 주인공들 이름 지을 때 이런 경향을 반영했었어요. 아마 앞으로도 이 노선으로 나갈 듯 싶은데,현재 연재중인 루르빌은 예~에전에 만들어놓은 스토리를 다듬어서 시작한거라 주인공 이름을 변경도 않고(지금 생각해보면 고지식했죠;) 그대로 나가서 다소 불만입니다.에반 프라이스-이름이랑 성이 둘다 마음에 안들어요..ㅠㅠ
e: 낫쏘 하시면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글쎄요...딱히 영향 받은 작품이 이거다- 하고 말할 수는 없네요. 다만 제 평소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BL소설로 유명한 Narise Konohara님의 소설들, 감성코드가 독특한 Onozuka Kahori님의 만화, Kamijo Atsushi님의 만화 "SEX" 등등이 당시 주로 읽었던 작품들 입니다. 감성적인 면이 꽤나 어필해서, 원고가 막힐 때마다 이 분들의 작품을 펼쳐봤던 기억이 나네요. SEX의 경우에는 그림이 제 코드와 맞아서 보게 되었지만 다루고 있는 연출이나 감성도 좋아서 더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고 Narise님과 Onozuka님은 작품이 너무 무겁지는 않으면서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스토리의 무게에 휘둘려 감성코드가 한없이 가라앉는다던가 하지 않고 따스하게 감싸면서 마무리를 끌어내는 데 매료되었달까요. 이런 작품을 하고싶다!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 BL쪽은 많이 보시나요? 추천작이 있다면?
- 낫쏘로 인해 명실공히 BL작가가 되었습니다만; 그닥 많이 보는 쪽은 아니랍니다. 취향이 잡식성이라 관심가는 것이면 어느 장르든 보는 편이죠. 공포나 추리, 스릴러나 환타지 쪽도 좋아하고 심지어는 동화책도 자주 봅니다. (지금 반짝 하고 생각나는 만화는 "충사" "무한의 주인" "엠마" "용오" "천재 유교수의 생활" 정도네요.) BL쪽에서 굳이 꼽아 보자면 Mizushiro Setona 님의 "바이올리니스트" 와 Tarako Kotobuki 님의 최근작 "SEX PISTOLS" 정도? 알만한 분은 다 아실 Setona 님은 스토리 만큼이나 감성라인이 굉장합니다. 감정묘사에 탁월한 작가라 그 미묘한 상황설정과 주인공들의 엇갈리는 감정에 보는 독자는 가슴이 먹먹해지지요. 이분은 해피보다 언해피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시는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가 너무 무겁다~ 스트레스도가 높다~하시는 분들께 "SEX PISTOLS"를 권하고 싶습니다. Tarako Kotobuki 님은 요 몇년간 BL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작가인데 그 대담하고 시원한 펜선과 멋진 캐릭, 독특한 설정이 색다른 재미를 주는 분입니다. 전 기분전환 겸 BL을 즐기고 싶을 때 이 분 작품을 봅니다. 작품이 너무 무거우면 독서가 휴식이 아니고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분 경우 그 중도를 잘 지키고 있달까^^; 무념무상으로 즐길 수 있거든요.
e: 낫쏘에 이어 현재 연재중인 <Roureville>을 통해 일관되게 표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뭔가요?
-루르빌과 낫쏘는 제가 '온기 시리즈'라고 명명해 놓은 시리즈 중의 일부로, 한 인간이 타인을 자신의 안에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변화를 맞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미숙하고 무미건조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단 한사람의 타인이 메워주는 거지요. 그리고 그로 인해 맞게된 변화가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성장을 가져왔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두 작품의 차이라면 낫쏘의 경우 주인공 둘에게 초점을 맞춘것에 비해 루르빌은 캐릭들이 다수로 나와서 개개인의 썰을 다 풀라는 압박이......ㅠㅠ 지면 관계상 루르빌 역시 주인공 둘 정도에서 내용은 그칠 예정 입니다만, 루르빌에는 최소 한 커플 이상 더 나온답니다.(이미 눈치 채신 분도 있으려나?;)

e: 위 질문이 ‘사랑’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겠네요^^ 두 작품 모두 서로 조금 다르지만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소중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랑/연애는 이런 것 같다, 혹은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작가님의 사랑관이 있다면?
- 이상론이지만, 제가 그리는 사랑은 "당신은 나를 완전하게 해주는 나머지 반쪽" 류 인것 같네요. 혼자보다는 둘이 같이 있을 때 안정되어 보이고 보다 더 힘을 발휘하는 커플. 같이 있음으로서 흐물흐물 행복해지는 커플. (웬지 바보스런 표정을 한 은희가 연상이 되는...허거걱;; 이거 후편 나오면 바보 공, 마당쇠 공 하나 탄생하겠습니다. e: '공'...오랜만에 업계용어를 들으니 웬지 신선하군요.)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이 "집착" 이 아니라 "안식" 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 그럼 만화가로서 하고 싶은 작품도 위와 같은 메시지를 담은?
-위의 답변에 상반되는 말이지만, 만화가로서의 저는 사랑이라기 보다는 애증, 애증인가 하면 집착에 더 가까운 그런 사랑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사랑이 달달하기만 하지는 않으니까요. 사랑 |